AI로 더 빨라지려던 회사들, 이제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다
AI는 결과물을 만드는 비용을 낮췄지만, 팀은 고를 수 없는 선택지에 파묻혔다. 투자 수익이 사라지는 지점은 바로 여기다.
팀이 첫 번째 안을 논의하는 사이, AI는 이미 열 가지 캠페인 방향을 뽑아낸다. 기획서, 레이아웃, 이미지, 코드까지 모두 몇 분 만에 나온다.
그런데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2026년 1월 발표된 PwC의 29차 글로벌 CEO 서베이에 따르면, 지난 1년간 AI로 매출 증가도 비용 절감도 경험하지 못했다고 답한 CEO가 56%였다. 두 가지 모두 얻었다고 답한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MIT의 Project NANDA는 2025년에 300건이 넘는 AI 도입 사례를 살펴봤는데, 실제 가치를 낸 통합 파일럿은 약 5%에 그쳤다. 그 사이 투입된 비용은 300억에서 4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결과물과 성과 사이 어디선가, 무언가가 이익을 갉아먹고 있다.
사라진 비용, 그리고 사라지지 않은 비용
예전에는 시안 하나를 더 만드는 데 누군가의 하루가 들었다. 그 비용이 조용히 테이블에 올라오는 안의 수를 제한해줬다. 두 개를 만들었고, 하나를 골랐다. 고를 게 거의 없었으니 고르기도 쉬웠다.
AI는 그 상한선만 없앴다. 다른 건 그대로다. 이제 안은 수십 개씩 쏟아지지만, 팀은 여전히 그 모두를 검토하고, 이견을 조율하고, 하나로 수렴시켜야 한다. 그 일은 조금도 빨라지지 않았다.
BetterUp Labs와 Stanford Social Media Lab은 2025년에이 낭비를 수치로 잡아냈다. 미국 근로자 1,1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0%가 지난 한 달 안에 완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을 진전시키지 않는 AI 결과물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 번당 받은 사람이 쓴 시간은 2시간에 가까웠다. 연구진은 이걸 workslop이라고 불렀다.
비슷비슷한 40개의 선택지
선택이 필요 이상으로 어려운 이유는, 선택지들이 겉보기보다 서로 훨씬 닮았기 때문이다.
Figma의 CEO Dylan Field는 2025년 10월 Lenny's Podcast에서 이유를 설명했다. AI가 처음 내놓는 결과물은 정의상 평범할 수밖에 없다. 학습한 모든 것의 평균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모델에 비슷한 프롬프트를 넣으면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Merriam-Webster는 2025년 올해의 단어로 slop을 뽑았다. AI가 대량으로 찍어낸 낮은 품질의 디지털 콘텐츠라는 뜻이다.
결국 우리 회사의 결과물을 경쟁사의 것과 갈라놓는 유일한 요소는, 누군가 그 더미를 들여다보고 진짜로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뿐이다. 예전에는 프로젝트 마지막 5분에 하던 일이, 이제 가치의 대부분이 됐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회의
누군가 AI로 뽑은 30개 안을 들고 온다. 다 나쁘지 않다. 각자 살짝 다른 안을 좋아하고, 아무도 나머지 29개를 잘라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회의는 "조금 더 두고 보자"로 끝난다. 안은 폴더에 들어가고, 아무도 다시 열지 않는다.
팀이 잘못한 게 아니다. 팀에게는이 일을 할 공간이 없다.
선택지들은 Slack 스레드에 한 줄로 쌓여 있어서, 다섯 번째까지 내려가면 첫 번째는 이미 기억에서 사라진다. 아니면 Drive에 파일별로 흩어져 있어서 한 번에 하나씩 열어보고 기억으로 비교해야 한다. UC San Diego의 David Kirsh는 사람이 머리 밖의 사물을 활용해 어떻게 사고하는지 수십 년째 연구해왔는데, 결론은 단순하다. 사람은 모든 것을 한 화면에, 서로 마주 보고 늘어놓고 볼 때 훨씬 잘 판단한다. 스레드로는 불가능하다. 폴더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결국 결정은 가장 오래 말한 사람, 가장 직급 높은 사람, 아니면 마감이 대신 내린다. 몇 주 뒤 누군가 왜이 방향으로 갔는지 물으면 아무도 근거를 찾지 못한다. 근거가 어디에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건 결론뿐, 그것도 태스크의 형태로.
검토는 선택이 아니다
검토는 한 사람이 하나의 결과물을 기준에 맞춰 판단하는 일이다. 이걸 잘 해주는 도구는 많다.
선택은 여러 개의 쓸 만한 안 앞에 팀이 함께 서서, 논쟁하고, 하나에 합의하는 일이다. AI는 앞의 일은 폭발적으로 늘려놓고, 뒤의 일은 결정적으로 만들었다.
무엇을 측정할 것인가
대부분의 회사는 사용자 수, 프롬프트 수, 초안 수를 센다. 이 숫자들은 기계가 켜져 있다는 사실만 알려준다.
더 나은 지표는 이렇다. 결정까지 걸린 시간, 검토 라운드 수, 생성한 것 중 실제로 출시된 비율. 초안 100개를 만들어 2개를 승인한 팀이, 5개를 만들어 1개를 밀고 나간 팀을 이기고 있는 게 아니다.
쓰던 도구는 그대로
디자인은 Figma에서, 파일은 Drive에, 티켓은 Jira에서, 워크숍은 Miro에서.
문제는이 도구들 사이의 빈틈이다. 일이 만들어지기를 멈추고 결정되기 시작하는 그 순간.
우리가 만든 것

ALLO는 바로 그 순간을 위한 캔버스다. 여러 안이 브리프, 레퍼런스와 나란히 올라오고, 피드백은 스레드에 떠다니는 대신 그 대상에 붙는다. 팀은 결과물을 눈앞에 두고 의견이 모일 때까지 논쟁한다. 결정은 그 결정을 만든 맥락 옆에 그대로 남는다.
ALLO는 결과물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만드는 일은 원래 쓰던 곳에서 하면 된다. 그리고 승인 대기열도 아니다.
모델은 계속 저렴해질 것이고, 무언가를 생성하는 일 자체는 더 이상 경쟁력이 되지 않는다. 모두가 같은 능력을 가지고, 모두가 같은 평균값을 돌려받게 될 테니까. 남는 건 40개 중 어느 것이 맞는지 판단하는 일, 그리고 팀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다.
FAQ
AI가 팀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I는 한 사람의 산출량을 늘리지만, 동시에 나머지 팀원이 판단해야 할 양도 함께 늘린다. 2025년 BetterUp Labs와 Stanford 공동 연구에 따르면, 근로자의 40%가 완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AI 결과물을 받았고, 한 건당 약 2시간을 썼다.
AI가 만든 결과물이 어디서나 비슷해 보이는 이유는요? 모델은 학습한 데이터의 평균을 돌려준다. Figma의 Dylan Field는 첫 번째 결과물은 정의상 평범하다고 말한다. 결과물을 차별화시키는 건 사람이 방향을 선택하는 행위다.
선택과 검토는 같은 일인가요? 아니다. 검토는 하나의 결과물을 판단하는 일이다. 선택은 여러 가능한 방향 중 하나를 고르고 팀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다.
ALLO가 Figma, Jira, Drive를 대체하나요? 아니다. 그대로 쓰면 된다. ALLO는 결과물을 만드는 단계와 실행하는 단계 사이, 선택지를 비교하고 방향을 정하는 자리에 놓인다.
ALLO는 Miro나 FigJam과 어떻게 다른가요? Miro나 FigJam은 워크숍용으로 설계됐고, 세션이 끝나면 보드는 방치된다. ALLO는 프로젝트의 선택지, 버전, 피드백, 결정을 일이 이어지는 동안 계속 붙잡고 있다.
AI가 실제로 성과를 내고 있는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프롬프트 개수를 세는 방식으로는 알 수 없다. 결정까지 걸린 시간, 검토 라운드 수, 생성물 중 실제로 출시된 비율을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