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결과물은 채용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이제 모든 팀이 같은 AI를 씁니다. 차이는 결국 사람에게서 납니다. 그리고 전문성이 실제로 어떻게 전달되는가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의 회사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 불편한 이야기를 합니다.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더 나은 사람을 뽑자는 것입니다.
합리적인 반응이고, 어느 지점까지는 통합니다. 그 이상으로 가면 비용도 커지고 결과도 불안정해집니다.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은 드물고, 스스로도 그것을 알고 있으며, 대개 시장에 나와 있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회사들은 좁은 인재 풀을 두고 서로 값을 올리며 운에 기대게 됩니다.
또 다른 길은 내부에서 키우는 것입니다. 모두가 좋은 생각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뚜렷한 방법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판단력은 교육 자료에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 주제에 관한 연구는 이미 있습니다. 꽤 오래된 데다 경영학이 아니라 교육학에서 나온 것인데, 실행에 옮길 만큼 구체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장인의 기술은 전해지는데, 사무직의 일은 전해지지 않는 이유
1989년 앨런 콜린스, 존 실리 브라운, 수전 뉴먼은 이른바 인지적 도제(cognitive apprenticeship)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그 밑에 깔린 관찰은 단순합니다. 전통적인 도제식 학습에서는 배우는 사람이 일이 이뤄지는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 작물을 심고, 가구를 짜고, 옷감을 재단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할 수 있는 만큼 거들게 됩니다. 과정이 눈앞에 그대로 있으니, 결과만이 아니라 그 결과를 만들어낸 판단의 순서까지 함께 흡수하게 됩니다.
그런데 학교 교육, 나아가 오늘날 대부분의 지식노동에서는 사고 과정 자체가 보이지 않게 됐다고 이들은 지적합니다. 통상의 업무 방식은 전문성의 핵심을 눈에 보이지 않게 만들고, 전문가가 실제 문제를 풀 때 쓰는 추론과 전략에는 충분히 주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제시한 모델은 바로 그 지점을 고치기 위한 것이었고, 해법은 사고 과정을 의도적으로 표면으로 끌어올려 눈에 보이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여러분 팀의 주니어가 실제로 무엇을 보고 있는지 떠올려 보시죠.
주니어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완성된 산출물입니다. 마감된 덱, 배포된 페이지, 승인된 캠페인. 누군가의 판단이 만들어낸 결과는 보이지만, 그 판단 자체는 보이지 않습니다. 처음 세 가지 방향을 접기로 한 결정, 더 안전한 안을 물린 이유, 두 사람이 대립했고 결국 한 명이 옳았던 그 회의. 이 모든 일은 주니어가 볼 수 없는 곳에서, 그가 없었던 방에서, 혹은 이미 위로 흘러가버린 채팅 스레드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주니어는 '좋은 결과가 어떤 모습인지'는 배우지만, '그것이 어떻게 도출됐는지'는 배우지 못합니다. 결국 좋은 일의 겉모양은 흉내 낼 수 있어도, 그 겉모양으로 대응이 되지 않는 상황이 오면 붙잡을 것이 없습니다.
시니어 채용이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
이 사실은 많은 사람이 최소한 한 번쯤은 목격했을 패턴도 설명해 줍니다. 좋은 결과물을 내던 회사에서 뛰어난 사람을 데려왔는데, 정작 그 탁월함이 함께 옮겨오지는 않는 경우입니다.
익숙한 맥락 문제도 물론 있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이전 회사를 좋게 만든 요소가 애초에 한 사람 안에 담겨 있던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사고하는 방식 안에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 사람은 그 안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그것을 흡수했을 뿐입니다. 그 환경에서 그를 떼어 오면 안목은 따라오지만, 그 안목을 만들어낸 장치는 따라오지 않습니다.
한편 그가 떠나온 회사는 계속 좋은 결과물을 냅니다. 그 장치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AI는 이 문제의 무게를 더 키웠습니다
이제 모두가 같은 모델을 씁니다. 같은 도구를 쥔 두 팀의 차이는 결국 그 도구를 다루는 사람에게서 납니다. AI는 없는 것을 채워 넣지 못합니다. 이미 있는 것을 증폭시킬 뿐입니다. 판단력이 있는 사람은 그 판단을 더 빠르게 발휘하게 되고, 판단력이 없는 사람은 완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산출물을 더 많이 찍어냅니다.
결국 팀 사이의 격차는 거의 전적으로 사람 사이의 격차로 좁혀집니다. 그런데 하필 지금, 대부분의 회사는 구성원의 사고 과정을 어느 때보다도 들여다보기 어려워졌습니다. AI 덕분에 누구나 혼자 조용히 매끈한 결과물을 만들어 제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주니어 디자이너가 시안 마흔 개를 만들어 그중 하나를 골랐는데, 여러분에게 오는 것은 그 최종 하나뿐이라면, 그가 잘 골랐는지 운이 좋았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본인조차도 모릅니다.
사고 과정을 의도적으로 드러내기
이 모든 이야기의 실무적 결론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성장시키고 싶다면, 좋은 결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보여야 하고, 그가 일하는 동안 어떻게 생각했는지도 다른 사람 눈에 들어와야 합니다.
즉, 진행 중인 일이 누군가의 개인 폴더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최종안뿐 아니라 함께 검토됐던 다른 안들, 어떤 방향을 접은 이유, 나중에 옳았던 것으로 드러난 거친 메모, 의견이 갈렸던 지점까지 함께요.

ALLO는 바로 이 지점을 중심에 두고 만들었습니다. 거친 아이디어가 캔버스 위에 놓이고, 그 옆에 그것을 검증한 리서치와 거기서 갈라져 나온 옵션들이 함께 자리합니다. 피드백은 그것이 향한 대상에 붙어 있습니다. 결정은 그 결정을 이끌어낸 작업 옆에 남습니다.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도 나중에 열어 보면 사고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따라갈 수 있습니다. 지식노동에서 도제식 학습에 가장 가까운 형태가 이 정도입니다.
당장 얻는 이점은 팀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린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한곳에 모여 서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는 이점은 사람이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결과물만이 아니라 그 결과를 만들어낸 사고 과정을 처음으로 지켜볼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콜린스와 브라운이 1989년에 쓴 글의 무대는 교실이었지만, 전문성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가야 하는 모든 곳에서 같은 이야기가 성립합니다. 완성된 산출물만 보고 판단력을 익힌 사람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습니다.
FAQ
팀 안에서 감각과 판단력을 키울 수 있을까요, 아니면 결국 뽑아 와야 할까요? 키울 수 있습니다. 다만 교육 자료로는 되지 않습니다. 콜린스, 브라운, 뉴먼이 1989년에 발표한 인지적 도제 연구는, 전문가의 추론이 눈에 보이게 될 때 전문성이 전달된다고 말합니다. 장인의 기술은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지식노동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시니어 채용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전 팀을 좋게 만든 요소의 상당 부분이 한 사람이 아니라 그 팀이 함께 사고하던 방식 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판단력은 옮겨오지만, 그 판단력을 만들어낸 프로세스는 함께 오지 않습니다.
AI 시대에 이 문제가 더 중요해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AI는 사람이 이미 가진 능력을 증폭시킵니다. 모두가 같은 모델을 쓰기 때문에 팀 간 차이는 대부분 사람 간 차이로 수렴합니다. 게다가 AI는 혼자서도 매끈한 결과물을 만들기 쉽게 해줘서, 그 뒤의 사고 과정은 오히려 더 잘 보이지 않게 됩니다.
일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어떻게 드러낼 수 있나요? 진행 중인 일을 팀이 볼 수 있는 곳에 두면 됩니다. 검토한 옵션들, 접은 방향과 그 이유, 피드백, 그리고 결정을 사후 요약이 아니라 작업 자체에 붙여 두는 방식이면 충분합니다.
ALLO는 이 문제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ALLO는 하나의 공유 캔버스 위에 프로세스를 담아 둡니다. 아이디어, 리서치, 옵션, 피드백, 결정이 함께 놓여 눈에 보이기 때문에, 결과물이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